Altar I Keyboard

Electronic Materials Office Altar I 키보드: 프리미엄 친환경 소재로 제작된 초슬림 무선 기계식 키보드

Altar I Keyboard

미래 지향적 소비자 하드웨어 기업.

  1. 우리가 집단적으로 무언가를 하지 않는 한 세상은 망했다.
  2. 지속가능성은 럭셔리다.
  3. 모든 것은 블랙으로.
  4. 높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들. 좋은 근무 환경.
  5. 단순하고 신중한 설계.
  6. 오래 지속되도록 만들어진 물건.

Altar I 키보드를 만드는 Electronic Materials Office의 기업 미션이다. 소포로 온 키보드를 뜯어보기도 전에 카드보드 박스에 적힌 이 미션 스테이트먼트가 눈에 들어왔다. 이런 멋진 미션을 갖고 있는 회사라면, 제품도 멋지고 훌륭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브랜드가 가지는 지향점과 방향성을 이해하면, 그 브랜드가 만들어 내는 제품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Electronic Materials Office는 영국의 디자이너 앤드류 에머슨(Andrew Emerson)이 이끄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이다. Electronic Materials Office의 첫 제품은 Altar I 키보드. 

Altar I은 매력적인 블랙에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진 울트라 로우 프로파일 기계식 키보드로 2022년 에머슨이 만족할 수 있는 기계식 키보드를 찾지 못하자 직접 만들게 된 제품이다.

IBM ThinkPad 디자인의 계승

ThinkPad를 아는가? Altar I 키보드의 디자인 언어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IBM ThinkPad이다.

비즈니스 랩탑의 대명사로도 불리는 씽크패드(ThinkPad)는 고급스러운 고무 처리된 검은색 페인트 마감과 탄소섬유(Carbon Fiber) 등과 같은 특수 소재를 활용해 만드는 고급 노트북이다.

Altar I 키보드는 분명 ThinkPad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 클래식한 직사각형 박스에 빨간색 포인트를 주는 노브, 신비스러움과 심플함을 주는 검은색 디자인은 분명 ThinkPad를 연상케 한다.

Less, but better.

Altar 1 키보드를 몇 달간 사용해본 다음에 드는 생각이다.

Timeless functional simplicity.

키보드는 지식노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매일 장시간 사용하는 기계이다. 아무쪼록 타건감이 편해야 하고, 손목과 손가락에 힘이 많이 들어가지 않아야 하며, 심미적으로도 질리지 않아야 오래 사용한다.

차가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직사각형 폼팩터, 블랙, 타건 사운드, 손목/손가락 피로감을 덜어주는 높낮이 다른 버튼들, 또 Altar 1만의 유니크한 타입페이스는 Altar 1의 지향점이 어디에 있는지 잘 알려주는 것 같다.

Altar 1은 기능적인 요소를 잘 갖춘 심플한 키보드다.

Altar 1의 스펙이다.

  • 울트라 로우 프로필 키보드 (15mm)
  • 200mAh 배터리
  • 블루투스 무선 / USB-C 유선 지원
  • Hot Swappable 스위치

미니멀리스트라면 업무 공간에도 가장 최소한의 물건들만 놓고 싶을 것이다. 키보드는 좋은 것을 사용하고 싶지만, 시중에 있는 많은 키보드들은 대체로 크고, 두껍고, 케이블이 필요하고, 손목을 보호하기 위해 손목받침대도 같이 사야한다.

Altar I 키보드는 15mm 두께의 울트라 로우 프로필을 갖추고 있어 손목받침대가 필요하지 않고, USB-C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가 있어 무선 연결이 가능하다. 전반적으로 아주 깔끔한 데스크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만족스러운 선택지가 될 것 같다.

볼륨 조절용 로터리 엔코더 노브와 높낮이가 다른 키캡(Keycap)

컴퓨터를 운영하다보면 굉장히 자주 사용하게 되는 기능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볼륨 조절일 것이다. 이를 위해 Altar I에는 키보드 우측 상단에 볼륨을 조절할 수 있는 로터리 엔코더 노브를 두었다.

볼륨 노브는 외관상으로도 만족스러운 포인트다. 볼륨노브의 빨간색 마감이 자칫 심심할 수 있는 블랙 키보드에 마치 매혹적인 립스틱을 바른 듯 생기를 준다.

Altar I 키보드의 키캡도 자세하게 살펴볼 만하다. 자세히 보면, Altar I의 키캡들 중 '자주 사용하는' 키캡의 – Enter/Return, Tab, Caps Lock 키 등 – 높낮이가 조금씩 다르다. 원작자의 의도는 아마 우리가 자주 사용하지만 손가락 위치를 잘못 찾아 오타가 자주 나는 키캡의 높이를 조금 키워서 오타를 낼 가능성을 줄이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솔직히 말해서, 높낮이가 다른 것이 큰 효용이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조금 더 써보면, 그 효용을 체감할 수 있으려나.

"지속가능성은 럭셔리다"

Electronic Materials Office의 두번째 미션 스테이트먼트다. 그들의 첫번째 제품인 Altar 1 역시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모든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제품 패키징도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였다. 별다른 패키징 없이 재활용 카드보드 박스에 키보드를 넣고, 설명서도 종이 한장, 나머지 제품 정보와 같은 것들도 전부 그냥 카드보드 박스에 인쇄했다.

가능한 한 환경을 고려하고 신중하게 제품을 설계한 노력이 돋보인다. 그들의 첫 번째 미션인 "The world is fucked unless we, collectively, do something about it."을 실천하는 것이 잘 보인다.

자본주의 중심의 세상에서 지구의 환경을 유의미하게 바꿀 수 있는 주체는 기업이다. 기업(Company)은 곧 사람들이 모여 공통의 사업을 영위하는 집단이다. 기업이라는 집단이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지구 환경을 바꿀 수 없다.

모두를 위한 키보드는 아니다.

Altar I 키보드는 모두를 위한 키보드가 아니다. Altar I의 디자이너는 처음부터 Altar I은 소수의 매니아층을 위한 키보드로 디자인했을 것이다.

Altar I 키보드는 나에게 대체로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지만, Altar I에는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단점이 있다. Altar I는 로우 프로필(Low Profile) 키보드이지만 랩탑 위에 올려두고 사용할 수는 없게 만들어졌다. 제품 하단에 있는 고무패드가 랩탑 내장 키보드를 누르기 때문이다.

또한 볼륨 노브가 튀어 나와 있어 키보드를 가지고 다니기에도 불편하다. 만약 전용 케이스가 있었다면 조금 더 나았겠지만, 기본적으로 Low Profile이면서 이동성이 떨어지면 굳이 Low Profile일 필요가 있었을까 싶긴 하다.

분명 Altar I보다 더 좋은 키보드는 많다. 소비자에게는 Low Profile 키보드 중에서도 Keychron이나 해피해킹과 같이 다양한 선택옵션이 있다. 

그러나 키보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블랙, 미니멀리즘, 그리고 키보드가 주는 차가움과 신비로움을 원하는 사람들이 바로 Altar I의 사용자가 되지 않을까.

'데스크테리어'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키보드에서 블랙, 미니멀리즘, 차가움, 신비로움을 원한다면, Altar I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런던에서 만들어 보내는 Altar I

Altar I은 현재 Electronic Materials Office의 사이트에서 프리오더를 할 수 있다. 전 세계 대상으로 배송을 지원하고, 현재 가격은 $349 USD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