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투자 회고
세상에는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수도 없이 많지만 내 몸은 하나다. 그래서 한 번에 하나의 문제만 해결할 수밖에 없기에, 엔젤투자를 통해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다른 분야에도 발을 들여 놓자고 생각하게 되었다.
스타트업 커리어를 시작하면서, 오퍼레이터(창업자)로서 일하는 것도 당연히 너무 즐겁고 보람 있는 일이지만, 동시에 내가 알고 있는 훌륭한 다른 창업자들의 여정에 어떻게든 tag-along 하고 싶은 마음도 늘 컸다.
세상에는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수도 없이 많지만 내 몸은 하나다. 그래서 한 번에 하나의 문제만 해결할 수밖에 없기에, 엔젤투자를 통해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다른 분야에도 발을 들여 놓자고 생각하게 되었다.
2024년에 엔젤투자를 시작했고, 총 3건의 엔젤 투자를 집행하였다. 교육업계에서 AI를 통해 대학생들의 수업 이해도를 높이고 학교들의 인건비 부담을 줄여주는 AI 스타트업 하나, Llama, Mistral, Anthropic과 같은 LLM 모델의 파인튜닝을 도와주는 AI 인프라 스타트업 하나, 그리고 글로벌 C2C 송금 핀테크 스타트업 하나.
셋 중 두 개는 AI에 집중하고 있으며, Y Combinator 기업이고, 한 개는 핀테크다.
Why angel invest?
돈 버는 방법은 많지만, 엔젤투자는 경제적인 동기만큼 그 외의 부분에서도 꽤 큰 동기를 제공한다. 엔젤은 투자한 돈을 전부 잃을 수 있는 큰 리스크를 짊어지고 있지만, 그만큼 잘되면 기대해볼 수 있는 리턴도 크고, 엔젤 투자를 통해 새롭게 만나게 되는 사람들도 많아 꽤 훌륭한 투자 전략인 것 같다.
먼저 스타트업과 창업자의 여정에 함께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은 분기/반기 혹은 월별로 투자자 업데이트 이메일을 보내주는데, 이거 읽는 재미가 크다. 상장 기업 10-K나 10-Q는 거의 안 읽는데 (ㅎㅎ) 스타트업의 업데이트 이메일은 한 글자 한 글자 곱씹으며 읽게 된다.
이메일을 읽으면서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 (예: GTM, 프로덕트, 투자자 소개 등)이 있다면 창업자에 답장을 쓰면서 기꺼이 도와주겠다고 한다.
투자 활동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도 너무 훌륭한 사람들이다. 투자를 하면서 만들어지는 네트워크를 통해서 좋은 투자 기회도 많이 만나게 되고, 내 본업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투자는 결국 Dealflow.
스타트업 투자는 실패할 확률이 크다. 결과적으로 성공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다고 해도, 너무 높은 밸류에 너무 낮은 금액으로 들어가면 내가 버는 돈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VC가 대체적으로 밸류에 민감한 이유다.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팀에, 그리고 (소액의 엔젤투자자로서는) 첫 번째 투자 라운드에 투자할 수 있어야 의미 있는 리턴을 기대할 수 있다.
$10-20K를 투자해서 의미 있는 돈을 벌려면 회수하는 데 있어 지분률이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라운드에서 많이 보이는 밸류 타겟인 $20M에 $10K를 투자한다면(0.05%), 7-10년 후에 $100M 즈음 밸류에 $50,000로 회수를 기대할 수 있다. 그치만 첫 번째 라운드인 $5M 밸류에 같은 돈 $10K를 투자한다면 (0.2%) 회수 기대 금액은 네 배인 $200,000가 된다.
따라서 소액을 투자하는 엔젤투자자는 첫 번째 라운드를 레이즈하고 있는 창업자를 만나 투자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첫 번째 라운드는 투자 근거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유일하게 기대볼 수 있는 수치적 근거는 Pattern Recognition이다. 즉, 내가 얼마나 많은 창업자들을 만나서 대화하고, 그들의 아이디어와 시장에 대해 이해했는가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내 머리 속에 있어야 좋은 딜을 만날 때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좋은 딜에 투자해야 투자를 잘하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좋은 딜을 많이 만날 수 있어야 좋은 투자를 할 수 있다.
2025년에도 좋은 투자를 하고자 한다.
올해에도 3개에서 4개 정도 회사에 엔젤 투자를 하고 싶다. 엔젤투자가 나에겐 좋은 취미이자 공부가 되어주는 것 같다. 내가 오퍼레이터로서 보지 못하는 관점을 투자자가 되어 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또한 투자한 각 회사가 처해 있는 고민이나 문제들을 직, 간접적으로 듣고 생각해보면서 공부가 된다.
만약 투자나 스타트업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가볍게 커피챗도 좋다. 한국인 창업자로서 해외(미국) 진출,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만드는 제품에 대한 얘기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이메일을 보내주시면, 만나뵙고 싶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