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읽은 최고의 책 4권
2020년에 읽었던 책들은 아마도 내 인생에서 가장 의미있게 읽은 책들이 될 것이다.
7 Powers: The Foundations of Business Strategy
Craft에 아직 요약 및 정리를 다 끝내지는 못했지만, 2020년 최고의 책 중 하나. 이 책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리뷰는 여기로 가면 읽을 수 있다.
사업을 하고 있다면, 혹은 C-level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인 것 같다. 여태껏 수많은 전략 관련 자료와 서적들이 출판되었지만, 7 Powers만큼 완벽한 프레임워크는 없었다.
아직 한글로 번역이 되지는 않았다.
7 Powers는 헤지펀드 Strategy Capital의 매니징 파트너이자 Spotify, Netflix 등 여러 테크기업의 고문(advisor)으로 활동하고 있는 해밀턴 헬머(Hamilton Helmer)가 고안한 전략 프레임워크이다. 지난 십여 년간 실리콘 밸리에서는 "비밀"로 여겨지던 이 프레임워크는, 2017년 그가 책 7 Powers: The Foundations of Business Strategy를 쓰게 되면서 세상에 공개되었다.
아직 Craft에서는 "연재 중"이지만, 최대한 빨리 마무리를 지으려고 하니, 천천히 Craft에서 업데이트를 받아보아도 좋을 것 같다.
현재는 10개 주제 중, 2개 주제에 대해 정리를 해놓았다.
Skin in the game
올해 읽게 되었지만, Skin in the Game 만큼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은 없었다. 결정 방식, 원칙, 남들을 대할 때의 태도와 관념들. 모든 것이 이 책에서 나심 탈렙(Nassim Taleb) 이 다룬 "skin in the game" 하나의 관념으로 모인다.
아직 Skin in the game을 읽지 않았다면, 당신이 어떤 일을 하든, 어떤 목표를 갖고 있든 간에 무조건 읽기를 추천한다.
다만, 한글 번역본은 읽지 말기를 권한다. 영어 원서를 읽고 문득 한국어 번역본이 궁금해져 리디북스를 통해 읽어보았다. 수많은 오역과 원작자의 뜻을 아예 비틀어 버린 해석 등 – 영어 원문을 찾아 읽기를 강력히 권한다. 물론 영어가 어렵다면 대안이 없으니 안 읽는 것보다 한국어 번역본을 드는 것이 더 낫겠지만, 가능하다면 조금 시간이 걸리고 어렵더라도 원서를 읽기를 바란다.
원작자의 의도와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글에 담긴 숨은 의도 등을 캐치하고자 한다면.
Hackers & Painters
Y Combinator 창업자 폴 그래햄이 Viaweb을 야후!에 매각하고 YC를 시작하기 전에 쓴 에세이를 모아놓은 컬렉션 Hackers & Painters. 2004년에 출판된 책이지만, 여전히 유효한 에세이다. 폴 그래햄의 에세이를 좋아한다면, 이 책을 무조건 읽어라. "타임리스"(timeless)가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재밌는 사실은, 이 책에서 나오는 많은 생각들과 통찰들이 오늘날 존경받는 사람들 - Nassim Taleb, Naval Ravikant 등의 생각들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이 책 역시 한글로도 번역이 되어 있지만, 웬만해선 원문으로 읽기를 강력하게 권한다. 폴 만의 위트 넘치는 문장들을 읽기 위해서는, 번역본을 읽는 것으로는 잘 와닿지 않는다.
폴의 위트있는 문장력을 아래 본문을 통해 감상해보자.
Will technology increase the gap between rich and poor? It will certainly increase the gap between the productive and the unproductive. That's the whole point of technology. With a tractor an energetic farmer could plow six times as much land in a day as he could with a team of horses. But only if he mastered a new kind of farming.
I've seen the lever of technology grow visibly in my own time.
In high school I made money by mowing lawns and scooping ice cream at Baskin-Robbins. This was the only kind of work available at the time. Now high school kids could write software or design web sites. But only some of them will; the rest will still be scooping ice cream. (Page 115)
"기술이 빈부격차를 더 벌리는가? 그렇다. 하지만 생산적인 사람과 비생산적인 사람간의 빈부격차만을 벌린다. 고등학교 때 나는 잔디를 깎거나 배스킨로빈스에서 아이스크림을 퍼내서 용돈을 벌었다. 그 당시에는 그정도가 고등학생이 할 수있는 일이었다. 요즘 고등학생들은 소프트웨어를 만들거나 웹사이트를 디자인해서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극소수 학생들만 그럴 것이고, 나머지는 여전히 배스킨로빈스에서 아이스크림을 퍼낼 것이다."
왜 우리가 모두 해커가 되어야 하는지, 부자가 되는 법, 좋은 디자인의 정의 등 오늘까지도 우리가 best practice라고 얘기하는 것들을 이미 폴은 2004년에 정리해두었다.
Alchemy
Alchemy는 글로벌 광고회사 오길비의 부회장 Rory Sutherland가 2019년에 쓴 책. 앞서서 소개한 Skin in the Game의 나심 탈렙이 극찬한 책이기도 하다. 재밌는 사실은 책 곳곳에서 나심을 인용하는 구절들이 나온다. 거짓말 안 하는 나심이 칭찬한 책인 만큼 얻어갈 삶의 지혜들이 가득 담겨 있다.
책의 핵심은, 우리는 삶을 살 때 너무 모든 것을 논리로(logic) 해석하고자 한다. 그러나, 삶의 많은 부분은 논리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논리보다 심리로(psycho-logic) 보는 연습을 하라는 내용이다.
- 어떤 웹사이트가 카트 결제 단계에서 옵션을 추가했더니 매출이 $300m이나 성장했다.
- 어떤 항공사는 항공편을 보여주는 방식을 바꾸어봤더니 1년에 800만 파운드를 더 벌어들였다.
- 어떤 출판사는 콜센터 대본에 사소한 단어 몇가지를 추가했더니 매출로 이어지는 컨버젼 %가 두배로 뛰었다.
- 어떤 패스트푸드 체인은 가격을 내린 것이 아니라 '올렸더니' 매출이 올랐다.
인간은 전혀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인간의 행동을 합리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는가?
1. 사람들이 원하는 건 진짜 멋진 베큠 클리너야. (Dyson)
2. “이 중에서 최고인 부분은 사람들이 스스로 페이지 콘텐츠를 채워 줄거라는 거야” (Wikipedia)
3. “생판 모르는 사람을 하룻밤동안 우리 집 빈방에 재우고 숙박비를 받을거야” (Airbnb)
4. We’re gonna sell a drink that tastes bad and run 2 Formula 1 teams on the side. (RedBull)
5. How can people possibly pay $5 for a commodity that costs maybe 10 cents per cup? (Starbucks)
실제 사례들, 그리고 저자가 직접 오길비를 이끌면서 겪었던 클라이언트 사례들을 가지고 독자들에게 왜, 그리고 어떻게 심리가(psycho-logic) 논리를(logic)을 이기는지, 왜 논리는 그래프만 갖고 놀 줄 아는 경제학자들이나 좋아하는 것인지 매우 신랄하면서도 재미있게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