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없다, 가면서 알아내는 것이다.

일본의 건축가들은 건축적 문제를 푸는 해결책을 의미하는 단어로 '해(解)'를 사용한다. 이는 수학에서 사용하는 '정해(定解)'라는 용어에서 온 것인데, 유일한 답이라는 의미를 가진 '정해'와는 달리 '정(定)' 자를 빼고 '해(解)'를 쓰는 이유는, 문제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과 해결책을 시사한다. 건축가들은 하나의 정해진 답이 아닌, 여러 가능성을 모색한 ‘해’를 표현한 것이다.

정답은 없다, 가면서 알아내는 것이다.

사업을 하면 꼭 정답지가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정답지 그대로 따라 하면 사업에 성공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외부에서 보기엔 어느 정도 정해진 방식대로 하면 되는 것처럼—그래서 때로 쉬워보이기도 한다.

사람들이 겪는 문제를 찾아 그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제품을 만들고, 솔깃한 카피를 써서 마케팅하고, 세일즈를 해서 제품을 팔면 사업이 성장한다. 하지만 사업의 내면엔 수많은 변수와 제각기 다른 상황과 맥락이 존재하는데, 이 때문에 어느 사업 하나같은 사업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성공한 사업가들 10명을 모아놓고 공통점을 찾으라면 생각보다 공통점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미디어가 주목하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습관'이라든지 하는 성공방정식은 사실 귀납적인 해석이 들었기에 내가 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마찬가지로 성공한 사업가들에게 '왜 성공할 수 있었는가?' 질문하면, 대체로 본인들도 왜 성공할 수 있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알더라도 성공할 수 있었던 여러 이유 중 하나였지 않았을까. 정말 그것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라면 같은 이유로 성공한 사람들이 여럿 나와야 한다.

어디서 들은 말인데, 우리가 익히 들어 잘 알만한 리더들, 그러니까 정·재계 인사들 역시 보이기엔 그들이 다 자신이 뭘 하는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우리와 다름없이 잘 모른다는 얘기였다.

사업을 시작한 초반엔 나도 성공방정식과 사업의 플레이북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하는 사업(B2B SaaS 스타트업)에 대한 지식과 정보는 주로 성공 사례를 연구하고, 사례로부터 적용해 볼 만한 내용을 다루었다. 하지만 내 사업에 이것저것 적용해 보면서, 결국 '정답은 없다'로 결론을 내렸다.

'이쯤엔 초기 투자를 받고, 이쯤 가선 $x 매출과 이 정도 리텐션을 만들어 내고, 저쯤 가선 시리즈 A를 티어1 VC로부터 투자받아야지'와 같은 강박 아닌 강박도 가지고 있었다.

그나마 내가 찾아낸 성공한 사업가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먼저 시작했다.' 정도이다. 남들보다 사업을 먼저 시작했기에 크고 작은 실패도 여러 번 겪으면서 성공의 길을 찾아낸 것이다.

정답은 없다. 가면서 알아내는 것이다.

일본의 건축가들은 건축적 문제를 푸는 해결책을 의미하는 단어로 '해(解)'를 사용한다. 이는 수학에서 사용하는 '정해(定解)'라는 용어에서 온 것인데, 유일한 답이라는 의미를 가진 '정해'와는 달리 '정(定)' 자를 빼고 '해(解)'를 쓰는 이유는, 문제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과 해결책을 시사한다. 건축가들은 하나의 정해진 답이 아닌, 여러 가능성을 모색한 ‘해’를 표현한 것이다.

사업은 정해가 아니라 해를 찾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