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러면 회사는 몇 명이 같이 하고 계세요?
대다수의 경우 우리가 얼마나 소위 "잘 나가는지"에 대해 궁금한 것이다.
스타트업을 하다 보면 많이 받는 질문이 "지금 그러면 [회사 이름]은 몇 명이 하고 계신 거예요?"이다.
순수하게 정말로 몇 명이 같이하고 있는지 묻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경우 우리가 얼마나 소위 "잘 나가는지"에 대해 궁금한 것이다.
회사에 직원이 많으면, 그만큼 먹여 살려야 하는 식구가 많다는 것이고, 식구 모두 월급을 주어야 하기에 매달 고정으로 나가는 돈이 꽤 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에서 몇 년 이상 굴러본 사람이라면 이 질문을 자주 들었을 것이다. 여태껏 이 질문의 저의가 무엇인지 잘 몰랐다면, 대게는 "잘 나감"을 측정하기 위해 던진 질문이었을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부분 알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질문에 악의는 (보통) 없으니, 전혀 개의치 않아 하고 오히려 우리 회사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 반기는 질문이기는 하다.
그런데 정말 직원의 수가 "잘 나감"의 척도가 될 수 있을까?
잘 나가는 회사는 돈을 잘 버는 회사고, 버는 돈 (혹은 활성 사용자 수 및 체류/잔류 시간)이 매주 x % 씩 성장하는 회사다. 투자금액도, 가입자 수도, 회사 위치도, 직원 수도 모두 잘나감의 척도가 되지 못한다.
폴 그래햄은 사람들이 당신의 스타트업에 방문하면 적은 직원 수에 놀라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문한 사람이 오피스를 둘러보며 "회사가 멋지네요!", "오피스가 되게 크네요!" "직원분들이 굉장히 많네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놀라워한다면 사실 은연중에는 "그런 프로덕트를 만드는 데 정말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고...?"하면서 놀라워하는 것이라고.
스타트업, 특히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의 본질은 스케일에서 찾을 수 있다. 여기서 스케일이란, 가장 비싼 타입의 레버리지인 노동력과 자본이 아니라 나발 라비칸트(Naval Ravikant)가 이야기했듯, "누구한테도 허락을 받지 않아도 되는," 복제 비용이 0원에 수렴하는 가장 좋은 레버리지인 코드(program)인 것이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서는 사람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일은 소프트웨어가 하니까. Basecamp의 CEO 제이슨 프리드(Jason Fried)도 이 대목에 대해 의견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스타트업들은 조금만 되는 것 같으면 (혹은 뭐가 안돼도 일단 채용부터 하는 경우도 잦다) 너무 빠르게 채용을 한다고. Basecamp가 20년이 넘도록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200명이 아니라 50명이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는 고마진 비즈니스다. 레버리지 중에서도 제일 좋은 레버리지인 코드가 일하니, 비용은 점점 더 0원에 수렴하기 때문이다. Jason은 그 점을 이야기하면서, "나는 어떻게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돈이 없어 말라 죽는지 이해가 안 돼"라며 핀잔을 줬다.
나발이 예전에 얘기했듯, 당신의 스타트업에 다니는 직원의 수로는 당신의 부모님 정도나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다.